우리는 로그를 쓴다
설명이 아니라 기록을 남기기 위해
이 공간의 글들은
이해를 돕기 위해 작성되지 않았다.
설득을 목표로 하지 않고,
정답을 제시하지 않으며,
행동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여기에 남는 것은
공개 채널을 통과하지 못한 맥락,
설명되기에는 위험하고
요약되기에는 너무 많은 구조의 잔여물이다.
공개 콘텐츠는 언제나 정리된다
카드뉴스, 기사, 영상, 요약본.
모든 공개 콘텐츠는
전달되기 위해 단순화된다.
원인과 결과는 연결되고,
불편한 중간 단계는 삭제되며,
"왜 말해지지 않았는가"는 남지 않는다.
그 결과
이해는 쉬워지지만
구조는 보이지 않게 된다.
로그는 정리되지 않는다
맥락은 일부러 단절되고,
결론은 의도적으로 회피되며,
문장은 완결되지 않은 채 멈춘다.
왜냐하면
이 기록의 목적은
설명 실패를 숨기는 것이 아니라
설명 실패 자체를 보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로그는 누구를 위한 것이 아니다
초보자를 고려하지 않는다.
반대자를 설득하지 않는다.
의심을 처음 접한 사람을 안내하지 않는다.
이미 "이상하다"는 감각을
한 번이라도 느껴본 사람,
뉴스와 설명 사이에
항상 무언가 빠져 있다는 걸 알아차린 사람.
우리는 답을 제공하지 않는다
여기에는
해결책이 없고,
요약된 진실도 없으며,
"그래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문장도 없다.
다만 반복되는 구조,
말해지지 않는 지점,
계속해서 삭제되는 맥락을
관측자로서 기록할 뿐이다.
그래서 이 로그는 유료다
무료로 공개되었을 때
오해되거나 공격받을 가능성이 높은 기록만
이곳에 남는다.
이용료는
정보의 값이 아니라
공개되지 않는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비용이다.
마지막 기록
다만
이미 느끼고 있던 불편함이
혼자가 아니었음을
확인시켜줄 뿐이다.